레스터 시티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경질


레스터의 동화가 비참하게 처참하게 끝나가고 있다.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던 지난 해와 달리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 주축을 이뤘던 선수들의 이적과 부진으로 팀 성적이 강등권과의 경쟁속으로 떨어졌고 구단은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감독 교체로 레스터의 반등을 기대하기란 힘겨워 보이고 레스터의 신임 감독 자리를 맡는 것도 독이든 성배를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인다. 



라니에리 감독은 지난 2015 - 2016 시즌 레스터를 우승 시키고 여러 좋은 팀으로 부터의 제안을 물리치고 2016 - 2017 레스터가 더 힘들 것이라고 판단해 팀을 떠날 수 없다고 까지 하였으며 잘해봐야 중위권 정도를 예상했는데 결국은 팀을 떠나게 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결과이고 예상 못한 결과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프로필


1951년 10월 20일생

국적 이탈리아

1973년 AS로마 입단

1986년  감독으로 데뷔



이탈리아 AS로마에서 데뷔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는 주로 세리에A에서 수비수로 선수 생활을 하였다. 1986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비고르 라메치아 칼초의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지도자 생활만 30년이 넘은 베테랑 감독이다. 1996 - 1997 시즌까지 이탈리아에서 감독 생활을 하던 라니에리는 1997-1998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감독을 맡는다. 라니에리 감독에 대한 평가는 2016년 레스터를 우승시키기 전까지 리빌딩에 능하고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하는 능력이 뛰어난 감독으로 알려져있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명장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감독이었다.



단, 하나 그에게 부족한 것은 우승 트로피였다. 3부리그에 속해있던 칼리아리의 감독으로 부임한 1988년부터 그는 칼리아리를 3부에서 1부까지 승격시켰고 칼리아리에서 3시즌을 보낸 라니에리는 팀을 1부리그에 남겨두고 나폴리의 감독으로 부임하여 첫해 4위를 기록한다. 두번째 시즌은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사임하고 2부로 강등된 피오렌티나를 맡아 다시 한번 팀을 1부리그로 승격시킨다. 피오렌티나를 거친 라니에리는 1997년 발렌시아로 자리를 다시 한번 옮긴다. 발렌시아에서도 라니에리는 팀을 단단하게 만들고 리그 4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코파 델 레이 우승까지 차지한다. 이때 라니에리가 이루어 놓은 발렌시아의 스쿼드로 발렌시아는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그 후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달성한다.



라니에리에게 좋은 시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발렌시아에서의 2년을 보낸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팀을 옮겼으나 좋지 못한 성적으로 시즌 중간 경질되었고 2000년 9월 잉글랜드 무대로 처음으로 들어가 첼시의 감독직을 맡게 된다. 2004년 경질되기까지 라니에리는 첼시에서 우승만 빼놓고 좋은 성적과 좋은 선수의 영입 그리고 신예 선수의 발굴까지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만 우승을 못하자 당시 새로운 구단주였던 아브라모비치는 감독을 교체하기에 이른다. 이후 다시 발렌시아로 복귀하지만 이렇다할 좋은 모습은 결국 보이지 못하고 1년 만에 지휘봉을 놓고 이탈리아 무대로 돌아갔다. 



이탈리아 무대로 돌아간 라니에리는 강등권에서 허덕이던 파르마를 시즌 막판에 떠맡아 강등권에서 탈출시키고 1부리그에 잔류 시키는데 성공한다. 이후의 라니에리는 유벤투스, AS로마, 인터밀란의 감독직을 수행하고 경질당하고를 반복했다. 초반의 좋은 성적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어찌보면 이 또한 라니에리의 운명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팀을 맡아 좋은 모습으로 탈바꿈 시킨 뒤에 다시 예의 그 부진이 찾아오는 순간을 견디지 못하는 구단주들과 팬들이 있기에 말이다. 물론 라니에리가 모든 면에서 완벽한 감독은 아니겠지만 여전히 지난 시즌 우승까지 가는 과정에서의 그의 말과 전략이 남겼던 좋은 인상이 남아있기에 안타까움이 크다.



이탈리아 무대의 마지막 팀이었던 인터 밀란에서의 경질 이후 다시 그는 리빌딩이 필요한 AS모나코에 자리를 잡았고 2부리그에 있던 모나코를 1부로 승격시키고 리그 2위까지 기록하였다. 그러나 결국 다시 한번 경질되었고 그의 지도자 생활에서 첫번째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게된다. 그리스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 라니에리는 유로 2016 예선 4경기 무승에 그쳤고 최약체 팀이었던 페로제도와의 홈경기에서 패하며 4개월만에 경질 되었다. 라니에리에게 경질은 병가지상사처럼 반복되는 그냥 흔한 일이었다. 



그리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2014년 7월에 부임해 11월 경질된 그는 2015년-2016 시즌의 시작과 함께 레스터 시티의 감독으로 부임한다.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킨 레스터시티는 결국 38경기에서 23승 12무 3패 승점 81점으로 2위이 아스날과의 승점차이 10점으로 우승을 시켰다. 



빅클럽들을 모두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라니에리는 2016년 FIFA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였고 그의 인터뷰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는데 2016-2017시즌 2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5승 6무 14패를 기록하며 리그 17위에 머물러 강등권 경쟁을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세비야 원정에서 2:1로 패한 뒤 결국 경질에까지 이르렀다. 지난 시즌 이후 팀 내부 단속은 거의 대부분 성공하였으나 은골로 캉테의 첼시 이적이 가장 뼈아팠고 제이미 바디와 니야드 마레즈가 지난 시즌만큼 못해준 것도 아쉬웠다. 전력 노출이 많이 되어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은 했으나 이렇게까지 될거라 생각은 못했고 챔피언스리그 16강진출까지 일궈놓은 감독을 경질한 레스터시티의 향후 행보는 더욱 암울할 것으로 보인다. 


라니에리에게 지금 시점에서의 경질은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니에리의 감독직 역사에서 경질은 흔한 일이고 지난 시즌 이루어 놓은 업적으로 그를 데리고 갈 팀 또한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라니에리의 인터뷰를 계속해서 볼 수 있기를 바라는 팬으로서 더 좋은 팀으로 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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