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이스토민에 패하며 탈락 호주오픈 Day 4


호주오픈 4일째 남자 단식 2라운드가 어제에 이어 진행됐다.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레이가 이미 32강전에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조코비치는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결승에 가야하는 호주오픈이었다. 이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일까? 지난 시즌 막판 세계랭킹 1위자리를 앤디 머레이에게 내주고 2위로 내려앉은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전초전으로 참가했던 지난 카타르 도하 오픈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하며 호주오픈 3년 연속 우승이자 통산 7회 우승에 도전했으나 64강전에서 도전을 멈추며 쓸쓸히 다음 대회를 준비하게 됐다.



1세트부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간 조코비치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2세트와 3세트를 연속으로 따내며 역시 조코비치구나 하던 찰나에 4세트 초반 자신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역시 세계 탑 플레이어답게 타이브레이크까지 가져가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타이브레이크에서 다시 한번 이스토민에게 밀리며 4세트를 내주고 경기를 마지막 세트까지 가져가게 되었다. 이때까지도 조코비치도 팬들도 조코비치가 질 것이라는 생각은 단 1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세트에서 조코비치와 이스토민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히 지켜내며 5번째 게임까지 게임스코어 2:2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5번째 게임에서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지 못했고 이스토민이 3:2로 앞서 나가며 경기를 리드했다. 이스토민은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확실히 지켜내며 6:4로 이기며 세트스코어 3대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시간 4시간 48분간의 혈투는 그렇게 끝났다. 이스토민은 포효했고 조코비치는 고개를 숙였다. 세계랭킹 2위의 충격적인 탈락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그런 경기였다. 물론 이스토민이 잘 싸웠기에 가능했던 결과이지만 예년의 조코비치였다면 이렇게 탈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데니스 이스토민은 세계랭킹 117위의 우즈베키스탄 선수로 2004년에 프로 전향한 베테랑 선수이기는 하다. 투어 통산 194승 209패를 기록중이었고 커리어 하이 세계랭킹은 2012년 8월에 기록한 33위였다. 심지어 역대 전적에서도 조코비치와 5번 싸워 5번을 모두 패했던 이스토민이었다. 



이번 조코비치와의 64강전 경기는 이스토민이 거둔 역대 자신의 승리 가운데 가장 값진 승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2014년 호주오픈에서 조코비치에게 32강전에서 패하며 탈락했던 것을 멋지게 복수한 경기였다.



조코비치는 이번 호주오픈에서 2라운드 탈락으로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레이와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 당분간 세계랭킹 1위 자리는 앤디 머레이가 계속해서 지켜낼 것으로 보인다. 데니스 이스토민은 32강전에서 세계랭킹 31위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와 경기를 치른다. 노박 조코비치를 이긴 상승세를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늘 치뤄진 나머지 경기들은 큰 이변 없이 진행됐다. 조코비치의 패배를 빼면 말이다. 세계랭킹 6위 가엘 몽피스, 세계랭킹 3위 밀로스 라오니치, 세계랭킹 11위 다비드 고핀 등을 비롯한 시드를 배정 받은 선수들은 모두 32강에 진출했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은 세계랭킹 9위 라파엘 나달도 무난히 32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이던 조코비치의 탈락이라는 대이변이 발생한 이번 호주오픈은 32강전에서도 많은 이변들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32강전부터는 대부분 시드를 배정 받았던 선수들 간의 대결이 예정되어 있어 점점 더 치열하고 재미있는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무엇보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정현의 탈락이었는데 조코비치도 이렇게 떨어지는 것을 보니 더더욱 정현이 1세트에서 보여줬던 완벽한 플레이가 이어지지 못한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는 정현이 더 높은 곳까지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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