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테니스 2017 넥스트 젠 ATP 파이널 우승 시즌 마무리


정현의 2017년 ATP 투어 무대가 마무리되었다. 유종의 미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시즌 마무리를 만들어내며 ATP 투어에서 첫번째 우승을 차지하였고 2017년 처음으로 만들어진 넥스트 젠 ATP 파이널 초대 우승자 자리에 올라서며 2018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2014년 프로 전향 이후 챌린저 대회에서는 8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정현이지만 투어 무대에서는 4강이 최고의 성적이었기에 이번 우승은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다.



21세 이하 선수들 가운데 2017년 포인트 상위 7명과 와일드카드 선수 1명이 출전한 넥스트 젠 파이널 무대에서 정현은 독보적으로 1위를 달리던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ATP 파이널 무대 출전을 위해 넥스트 젠 파이널 대회에 불참하며 대회 시작 전부터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2017년 시즌에 들어서며 2016년 시즌의 부진을 만회해나가던 정현은 클레이 코트 시리즈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였으나 부상으로 잔디 코트 시즌을 통으로 불참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하드코트 시리즈에서 복귀하며 클레이 코트 시리즈 때의 좋은 감을 찾아갔다.



롤랑가로스 이후 한달보름여를 휴식을 취하고 하드 코트 시리즈에서 복귀한 정현은 복귀 이후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하드 코트 시리즈에서도 어느 정도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클레이 시리즈에서 만큼의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탑 랭커들과의 맞대결에서도 대등한 승부를 펼쳤을 정도로 이전과는 다르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의 마지막 대회로 6번 시드로 참가한 넥스트 젠 파이널 무대에서 정현은 A조에 속해 라운드 로빈 3경기를 모두 승리하였고 준결승에서 만난 다닐 메드베데프를 풀세트 접전 끝에 누르고 결승에 올라 라운드 로빈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1번 시드의 안드레이 루블레프를 다시 만났다. 루블레프의 기세에 밀리며 아쉽게 타이 브레이크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줬고 포효하는 루블레프를 봤을 때만 하더라도 이 경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정현은 확실히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안드레이 루블레프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2세트 시작 이후에도 게임스코어 2대0으로 밀리며 위기에 빠졌지만 정현은 침착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고 결국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가며 자신의 세트로 만들어냈다. 2세트를 따낸 정현은 그 상승세를 놓치지 않으며 3세트와 4세트를 모두 차지하며 마침내 최종 우승을 결정지었다.



자신의 투어 무대 첫번째 우승이자 이형택 이후 14년 만에 국내 선수가 달성해낸 투어 무대 우승이었다. 비록 8명이 출전한 파이널 무대라고 할지라도 이 대회가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정현이 이번 대회를 통해 보여준 변화된 모습 가운데 가장 주목 할만한 점은 역시 위기 상황에서 무너지지 않고 이겨내며 한발한발 승리를 향해 나아갔다는 것이다.



기존의 대회들에서는 중요한 순간에 게임을 내준 이후 급격하게 경기의 흐름을 상대에게 내주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다시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끌어오는 능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강서버들을 상대로도 전혀 주눅들지 않으며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친 정현의 이러한 변화는 비시즌 동안 서브의 개선까지 더해진다면 2018년 시즌 다시 한번 투어 무대 우승까지도 도전해볼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넥스트 젠 ATP 파이널 무대에서 정현이 보여준 경기력과 여유 그리고 거기에 대해 경기 중간중간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해 내는 모습은 이 선수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즐거움을 우리에게 전해줄 수 있을지 더욱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정현의 세계랭킹은 지난 주 보다 5계단 하락하며 59위에 랭크되었지만 2018년 시즌에 들어서면 정현의 랭킹은 2017 시즌 기록한 자신의 커리어 하이 랭킹은 44위를 넘어 30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 기대해봐도 좋을듯 하다. 거기에 더해 이형택이 2003년 기록한 ATP 투어 랭킹 36위 기록 마저도 갈아치울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2017년 시즌을 마무리한 정현은 넥스트 젠 ATP 파이널 무대에서 획득한 39만달러의 상금을 포함하여 2017년 한해동안 상금으로만 1,040,510 달러를 획득하였다. 2017년 투어 무대에서 29승 18패를 기록하며 ATP 투어 통산 전적을 51승 43패까지 끌어올렸고 통산 상금 1,687,063달러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제 21살인 정현이 앞으로 투어 무대에서 보여줄 성과는 국내 어떤 선수도 올라보지 못했던 기록들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 본인에게도 테니스 팬들에게도 더욱 기대되는 2018년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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